하지만 6월 경기지표 개선은 4~5월 부진이 심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커서 1개월치 통계만 보고 샴페인을 터뜨리긴 이르다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특히 한국 경제의 향방을 좌지우지하는 수출은 최근까지도 전년 동기 대비로는 두 자릿수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주요국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세계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하반기 국내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개선 수준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가장 고무적인 부분으로 산업생산의 반등을 꼽았다. 1~5월 내리 감소했던 산업생산이 6월 4.2%(전월 대비) 증가로 전환했다. 그간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제조업도 6월 생산이 7.4% 늘었다. 자동차(22.9%)와 전자부품(13.7%)의 증가폭이 특히 컸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며 멈춰섰던 공장이 속속 가동하고, 6월 수출 부진이 완화된 덕분이다. 제조업 가동률은 5월 63.4%에서 6월 68.3%로 뛰었다. 수출액 감소율은 5월 23.6%에서 6월 10.9%로 줄었다. 이 영향으로 제조업 수출 출하(기업에서 제품을 출고하는 것)가 같은 기간 -7.0%에서 9.8%로 반등했다.
생산 증가는 투자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6월 설비투자는 5.4% 증가했다.
소비자도 지갑을 열고 있다. 소매판매는 4월 5.3%, 5월 4.5%, 6월 2.4% 등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통계청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부양 대책의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기 반등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제조업생산이 전월 대비 크게 증가한 건 4~5월 부진이 심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아직 마이너스”라고 했다. 전년 동월 대비 제조업생산은 6월도 0.4% 감소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커서 수출이 회복돼야 의미있는 경기 반등을 할 수 있다”며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아직도 심해 하반기 수출 회복과 경기 반등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수출은 7월에도 20일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8% 줄어드는 등 4개월째 두 자릿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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