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담배 판매량이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지급으로 용처별로 가격 차이가 없고 보존성이 뛰어난 담배 구입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상반기 담배시장 동향'을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17억4000만갑으로 전년 동기(16억7000만갑) 대비 7000만갑(3.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기재부는 이 통계를 2014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담배 판매량은 2015년 담뱃값이 오르면서 큰 폭(20억4000만갑→14억6000만갑)으로 줄었다가, 소비자들이 인상된 가격에 적응하면서 2016년 17억8000만갑으로 다시 튀어올랐다. 그 뒤로는 금연 분위기 확산 등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갑자기 다시 담배 소비량이 늘어난 것이다.
담배 소비량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코로나지원금이 지목된다. 코로나지원금은 지역사랑상품권 등 백화점,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에서 쓸 수 없는 방식으로 지급됐다. 사용 기한도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와 동네 가게에서 동일한 가격에 살 수 있고, 보존성이 좋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담배를 구입했다는 분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담배와 술 등이 경기 침체 때 더 많이 팔리는 '불황형 소비 품목'인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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