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차등지원 방침에 잇따른 등록금 반환…사립대 '눈치 싸움'

입력 2020-08-02 15:22   수정 2020-08-0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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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불거진 대학 등록금 반환과 관련해 대학 10곳 중 4곳이 특별장학금 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적립금 규모·장학기금 사용 여부에 따라 대학에 지원금을 차등배분키로 해 아직까지 반환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사립대학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2일 교육부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국 국공립대와 사립대 중 학생들에게 등록금 반환 목적으로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한 대학은 80개교로 집계됐다. 국공립대가 30곳, 사립대는 50곳(기지급 18곳·지급예정 32곳)이다. 이는 전체 대학(201개교·교육대학 포함) 중 약 39.8%에 이른다.

부산대, 인천대, 전북대, 충북대 등 국립대들은 1학기 등록금의 10%를 반환하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국공립대 1학기 평균 등록금이 209만원임을 고려하면 학생 1명당 약 20만원을 돌려주는 셈이다.

반면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 반환액은 국립대보다 적은 10만~20만 원 선에 그치고 있다. 사총협 조사결과 특별장학금을 이미 지급한 사립대 18곳 중 11곳은 지원규모가 10만원 수준에 그쳤다. 20만 원 이상을 지급한 곳은 단 3곳 뿐이다. 지급 예정인 사립대 32개교 중 27곳은 아직 반환 규모를 정하지 못했다. 등록금 비율에 따라 돌려주기로 한 대학은 건국대(8.3%) 단국·명지·대구·전주대(10%) 등 소수에 불과하다.

아직 지원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사립대들은 서로 눈치만 보는 중이다. A 사립대 관계자는 “정부가 적립금 규모와 장학기금 사용 여부에 따라 지급 금액에 차등을 두기로 하면서 대학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이 반환규모를 늘리면 상대적으로 받는 지원액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누적 적립금이 1000억원 이상인 사립대들은 정부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울며 겨자먹기'로 등록금 반환에 나서는 상황이다. B 사립대 관계자는 "이미 지원대상에서 배제됐지만 반환 논의를 시작한 만큼 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다"며 "타 대학들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는지 일단 지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장학기금을 이용해 등록금 반환에 나선 대학들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등록금 반환 지원액을 산정할때 장학기금 사용분 만큼 빼기로 해서다. 앞서 건국대를 비롯해 명지·단국대는 성적장학금을 없애고, 이를 등록금 반환에 이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상명대와 한신대, 숭실대도 성적장학금을 없애고, 이를 등록금 반환에 사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근로장학금처럼 실질적인 학내 업무지원에 쓰이는 기금도 모두 지원액에서 빼겠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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