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교육부와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국공립대와 사립대 중 등록금 반환 목적으로 학생들에게 특별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한 대학은 80개교로 집계됐다. 국공립대가 30곳, 사립대는 50곳(이미 지급 18곳·지급 예정 32곳)이다. 전체 대학(201개교·교육대학 포함) 중 39.8% 수준이다.
부산대, 인천대, 전북대, 충북대 등 국립대들은 1학기 등록금의 10%를 반환하기로 했다. 올해 국공립대 1학기 평균 등록금이 209만원임을 고려하면 학생 한 명당 약 20만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반면 사립대의 등록금 반환액은 국립대보다 적은 10만~20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 사립대총장협의회 조사 결과 특별장학금을 이미 지급한 사립대 18곳 중 11곳은 지원 규모가 10만원 수준에 그쳤다. 20만원 이상을 지급한 곳은 단 3곳이다. 지급 예정인 사립대 32곳 중 27곳은 반환 액수를 정하지 못했다. 등록금의 일정 비율을 돌려주기로 한 대학은 건국대(8.3%), 단국·명지·대구·전주대(10%) 등 소수에 불과하다.
지원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사립대학들은 눈치만 보는 중이다. A사립대 관계자는 “정부가 교내 적립금 규모와 장학기금 사용 여부에 따라 지원금액에 차등을 두기로 하면서 대학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들이 반환 규모를 늘려 총 대학 반환금이 커지면 지원액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누적 적립금 1000억원 이상인 상대적 ‘부자 사립대’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와 타 대학 눈치를 보며 ‘울며 겨자 먹기’로 등록금 반환에 나서는 상황이다. B사립대 관계자는 “교육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지만 반환 논의를 시작한 만큼 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순 없다”며 “타 대학들이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는지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학기금을 이용해 등록금 반환에 나서려고 했던 대학들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가 등록금 반환 지원액을 산정할 때 장학기금 사용분은 빼기로 해서다. 앞서 건국대를 비롯해 명지·단국대는 성적장학금을 없애고, 이를 등록금 반환에 이용하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상명대와 한신대, 숭실대도 장학기금(성적장학금) 사용을 검토하는 중이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근로장학금처럼 학생들이 일하고 받는 장학금(학내 업무 지원에 쓰이는 기금)도 모두 정부 지원액에서 빼겠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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