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과학원 무궁화연구팀이 제주대 김기영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무궁화 꽃잎의 안토시아닌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기미, 잡티, 노인성 반점의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색소 합성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고 3일 발표했다.
과일과 채소 등에서 붉은색과 보라색을 나타내는 색소성분인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활성이 높아 노화 방지, 면역력 강화, 당뇨, 심혈관 질환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생체 내 멜라닌 색소 합성 저해에 따른 피부 미백 효능 관련 기작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과학원 측은 설명했다.
공동연구팀은 무궁화 ‘백단심’과 ‘불새’ 품종의 꽃잎 추출물을 멜라닌 합성 호르몬(α-MSH)이 활성화된 조건에서 제브라피쉬 배아에 0∼400㎍/㎖ 농도로 처리한 결과, 멜라닌 합성이 무처리군과 비교해 92% 수준까지 농도 의존적으로 감소함을 관찰했다.
고농도의 처리구에서도 배아의 심장 박동수가 정상으로 유지돼 꽃잎 추출물의 무독성도 확인했다.
이러한 효과는 무궁화 꽃잎의 붉은색 부분에 포함된 17종의 안토시아닌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진피세포에서 세포 외 신호조절 인산화효소(ERK)의 신호전달 체계를 활성화했다.
멜라닌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티로시나아제(Tyrosinase)의 발현을 억제해 피부 색소 침착을 저해하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말 천연물 관련 세계적 학술지 바이오몰레큘스의 645호에 게재됐다.
과학원은 지난 6월 꽃잎 추출물을 이용한 피부 미백용 기능성 화장품 원료 제조와 관련된 국내특허 취득 및 국제특허 출원을 마쳤다.
이석우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자원개량연구과장은 “지금까지 무궁화 뿌리나 줄기에서 유용 물질을 찾아낸 사례는 적지 않지만 무궁화꽃을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무궁화 재배 농가의 소득 증대뿐 아니라 국위 선양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무궁화연구팀은 지난해 무궁화 뿌리에서 폐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신물질 무궁알렌(Mugungalenes) A,B,C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는 등 무궁화의 산업 소재화 연구에 노력하고 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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