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야성' 깨운 윤희숙…통합당 "합리적 '대안 야당' 되자"

입력 2020-08-03 14:04   수정 2020-08-03 15:31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사진)의 '5분 연설'을 두고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정치권 곳곳에서 윤희숙 의원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희숙 의원이 통합당의 잠자던 야성을 깨운 모습이다.

윤희숙 의원은 이른바 '임대차 3법' 처리를 앞둔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단상에 올라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며 시작한 5분 연설을 두고 주목을 받았다. 경제학자 출신의 윤희숙 의원은 자신의 사례를 언급하며 '전세가 없어질 세상'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당 내부서 줄줄이 이어진 '윤희숙 찬사'
윤희숙 의원의 발언 이후 통합당 내부에선 '윤희숙처럼' 싸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 퍼지고 있다. 대안 야당이 되기 위해 윤희숙 의원처럼 원내에서 치열하게 투쟁을 해야한다는 성찰이 시작된 것이다.

같은 당 황보승희 의원은 다음날인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희숙 의원님 5분 발언 전율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박수영 의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학자가 국회의원이 된 뒤 첫 본회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웅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들에게 검사내전보다 윤희숙의 정책의 배신을 읽으시라고 권한다"며 윤희숙 의원을 치켜세웠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이런 분 국토부 장관 하면 부동산 벌써 잡았다"면서 "당장 책 주문했다. 윤희숙 저(著) '정책의 배신'"이라고 했다.

이 같은 열기는 주말을 지나서도 이어지고 있다.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희숙 효과의 가장 큰 교훈은 소수 야당이라도 얼마든지 원내에서, 제도 안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고 당차게 싸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대여당의 독주를 이유로 또다시 장외로 나가는 것은 사실 민주당이 가장 바라는 것"이라며 "살살 약 올려 상대로 하여금 때리게 해서 폭행으로 덮어씌우는 '폭력유발자'가 바로 민주당"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야당은 국민과 함께 당당하게 합리적으로 끝까지 버텨야 한다"며 "윤희숙 의원의 5분 연설이야말로, 진정성을 갖고 합리적 내용으로 국민입장에서 호소하면 장외 투쟁 없이도 얼마든지 이기는 야당이 가능하다는 결정적 증거"라고 전했다.

장외 투쟁 고심했던 통합당…'원내 투쟁' 본격화
당초 통합당은 장외 투쟁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당내 일각에선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장외 투쟁'이 지난 총선 패배 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있었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취임 초기부터 줄곧 '원내 투쟁'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지난주 임대차 3법 등이 통과된 이후 통합당은 '장외 투쟁'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원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긴급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장내외 투쟁을 병행하되 장외 투쟁의 방법들은 구체적으로 더 고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희숙 의원의 5분 연설 이후 당내에서도 '대안 야당'이 되기 위해 치열한 '원내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재차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통합당 소속 한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장외 투쟁 실패의 효과로 인국공 사태나 부동산 사태로 들끓고 있는 민심을 장외에서 함께 행동으로 공감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윤희숙 의원의 발언 이후 이젠 장외 투쟁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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