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에 '기세등등' 윤준병에 '자중 모드'…입장 바뀐 여야 [종합]

입력 2020-08-03 16:02   수정 2020-08-03 16:04


'단독 입법'으로 국회를 이끌어가던 더불어민주당과 '소수 야당'으로 끌려가기만 하던 미래통합당의 주도권 싸움이 지난 주말을 거치며 달라지는 모습이다.

여당은 윤준병 민주당 의원의 '월세 체험' 등의 발언 등으로 '자중 모드'에 돌입했고 제1야당은 윤희숙 통합당 의원의 '5분 연설' 이후 치열한 원내 투쟁을 위한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

윤희숙이 쏘아 올린 작은 공…주말 간 여론 흔들어
시작은 윤희숙 의원이었다. 윤희숙 의원은 이른바 '임대차 3법' 처리를 앞둔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단상에 올라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며 시작한 5분 연설을 두고 주목을 받았다.

경제학자 출신의 윤희숙 의원은 자신의 사례를 언급하며 '전세가 없어질 세상'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숙 의원의 발언 이후 통합당 내부에선 지난 주말 내내 '윤희숙처럼' 싸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 퍼지고 있다. 대안 야당이 되기 위해 윤희숙 의원처럼 원내에서 치열하게 투쟁을 해야한다는 성찰이 시작된 것이다.


같은 당 황보승희 의원은 다음날인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희숙 의원님 5분 발언 전율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박수영 의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학자가 국회의원이 된 뒤 첫 본회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웅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들에게 검사내전보다 윤희숙의 정책의 배신을 읽으시라고 권한다"며 윤희숙 의원을 치켜세웠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이런 분 국토부 장관 하면 부동산 벌써 잡았다"면서 "당장 책 주문했다. 윤희숙 저(著) '정책의 배신'"이라고 했다.

이 같은 열기는 주말을 지나서도 이어지고 있다.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희숙 효과의 가장 큰 교훈은 소수 야당이라도 얼마든지 원내에서, 제도 안에서 국민의 지지를 얻고 당차게 싸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당 소속 한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장외 투쟁 실패의 효과로 인국공 사태나 부동산 사태로 들끓고 있는 민심을 장외에서 함께 행동으로 공감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윤희숙 의원의 발언 이후 이젠 장외 투쟁에 대한 언급이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원 말기처럼 어수선하다"…민심 눈치 보기 나선 여당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갈등 해소를 위한 메시지를 내놨다. 윤준병 의원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이해찬 대표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이 예상되니 신속히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윤준병 의원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도 도입은 임대인들께 불편 끼칠 수 있고 불만도 가질 수 있다"면서 "부동산 문제는 모든 국민이 당사자로, 일시적 불편을 갖더라도 항구적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 게 우리 후손들에게 바람직한 과제라고 간곡히 호소한다"고 전했다.

4선의 당내 중진 정성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1대 국회에서는 넘치는 의원들이 많아서인지 개원 초기인 요즘이 마치 개원 말기가 된 것처럼 어수선하다"며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숙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박주민 의원은 같은 날 BBS 불교방송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전세에 대해 유엔(UN)에서도 우리나라의 전세 제도를 이제 좀 없애는 게 어떠냐고 권고를 한 바가 있다"면서도 "다만 표현 부분에서는 신중하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일각에선 이해찬 대표가 현안들에 대한 '입단속'까지 나서고 있다는 보도가 전에도 나온 적 있지 않은가"라며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의원들의 튀는 행보로 당이 실패를 맛봤던 경험 때문에 개별적 발언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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