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머스, 조던 스피스, 잰더 쇼플리, 대니엘 버거. 1993년생인 이들은 한때 스타 부재로 허덕이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미래를 책임질 ‘황금세대’로 불렸다. 스피스는 그중에서도 으뜸이었다. 만 20세 생일을 맞기 2주 전 PGA투어 첫 승을 신고했고, 2015년에는 메이저 2승을 포함해 5승을 거뒀다. 스포트라이트는 항상 스피스의 차지였다. 미국 언론은 스피스에게만 특별히 ‘골든 차일드’라는 수식어를 따로 붙였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AA.23389739.1.jpg)
둘의 ‘우정 전선’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토머스는 “(스피스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부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피스도 해냈는데, 나라고 못 해낼 이유가 없다고 스스로 되뇌며 채찍질했다”고 털어놨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008/AA.23389740.1.jpg)
토머스보다 어린 나이에 13승을 달성한 이는 우즈(45)와 잭 니클라우스(80·이상 미국)뿐이다. 이제 그의 이름 앞에는 스피스 대신 PGA투어의 전설들만 자리하게 됐다. 스피스는 2017년 디오픈에서 11승을 거둔 뒤 3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이번 대회에선 공동 30위에 그쳤다.
시즌 3승째를 기록한 토머스는 이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를 탈환했다. 페덱스컵 랭킹 1위, 상금 랭킹 1위(720만6402달러)도 굳건히 했다. “로리 매킬로이의 18승도 곧 추월할 것 같다”는 기대마저 나온다. 말 그대로 ‘토머스 천하’를 열어젖힐 참이다.
12번홀(파4)에선 보기가 나왔으나 15번홀(파4), 16번홀(파5) 연속 버디로 만회하며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토머스와 공동 선두를 달리던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30·미국)가 이 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2타 차 2위로 뒤처졌다. 토머스는 남은 홀을 파로 막은 뒤 경기를 마쳤고, 연장전을 꿈꾸던 켑카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승부는 그대로 끝났다. 토머스는 “역전 우승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며 “행운도 따랐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냈고, 잘 참았다”고 자평했다.
지난 6월 만 50세 생일을 맞은 필 미컬슨(미국)은 최종합게 10언더파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 시즌 그가 거둔 최고 성적이다. 다만 그는 3년 전 결별한 25년지기 캐디 짐 매케이가 토머스와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같은 조에서 바라봐야 했다. 매케이는 미컬슨과 1992년부터 2017년까지 함께하다 결별했다.
3라운드까지 2위에 올라 한국 선수 최초 WGC 우승컵을 노려봤던 안병훈(29)은 샷 난조로 3타를 잃었다. 최종합계 8언더파 공동 12위로 내려앉아 ‘톱10’ 수성에도 실패했다. 임성재(23)는 3언더파 공동 35위, 강성훈(32)은 2언더파 공동 44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