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후 첫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신한생명이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최고 연 3.8%의 금리를 앞세워 투자자들의 시선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졌지만 발행회사가 만기를 더 늘릴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이 2000억원어치 영구채 발행을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358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이 영구채의 만기는 30년이지만 신한생명이 2025년 8월11일부터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이번 영구채 발행 주관을 맡았다.
비교적 높은 금리를 눈여겨본 여러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의향을 드러냈다. 신한생명은 이번 수요예측에 앞서 영구채 희망금리를 연 3.2~3.8%로 제시했다. 높아야 연 1%대인 은행 예적금 금리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해당 영구채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인 ‘AA’(나이스신용평가 기준)다.
신한생명은 모집금액보다 많은 투자수요가 모이자 영구채 발행금액을 3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영구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려 자산건전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모든 부채가 시가로 평가돼 회계상 부채 증가가 불가피하다. 신한생명은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지난 3월 말 233%인 지급여력(RBC)비율을 250% 이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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