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이 한 달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라"라는 발언을 한 가운데 여권 인사들이 불편한 내색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총장은 앞선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Rule of law)를 통해서 실현된다"며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석열 총장은 한 달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총장은 지난달 초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의해 검언유착 사건의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한 뒤 두문불출해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와 관련해 같은 날 트위터에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는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 논평 보도를 게시하면서 "윤석열 총장의 발언이 통합당에서 대환영 받는 이 상황을 정치적으로 중립성이라 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기홍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정작 이는 윤석열 총장 본인에게 해야 할 말이 아닌지 모르겠다"며 "독재와 전체주의는 검찰권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하고 검찰의 집단 항명을 이끌려 한 윤석열 총장 본인의 자화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총장이 검찰개혁 반대를 넘어 사실상 반정부 투쟁 선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로 이뤄진다'는 그 과감한 발상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을 지배하는 것은 오직 양심이고,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상식"이라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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