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4일 SNS에 "윤 총장이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독재'와 맞설 것을 강조했는데 독재 전문가이신 김부겸 전 의원께서 이번에도 '누구더러 독재라고 눈부라리냐'고 따끔하게 혼내셔야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그런데 독재의 개념을 좀 정확히 아시고 말씀하셔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제가 존경하는 김 의원님의 모습은 신군부에 맞서 싸운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의 레전드 연설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 당시 여당의원이면서도 줄곧 합리적 비판의 목소리를 내셨던 모습"이라며 "비주류로서 친노의 가벼움에 대해 점잖게 지적하고 정권의 독주를 따끔하게 비판하던 여당내 합리주의자 김부겸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데 문 정권 출범이후 대권주자군에 진입한 이후 김 의원님은 어느새 정권의 홍위병이자 나팔수를 자처하고 계시다"고 지적했다. 김"예전 열린우리당 당시 소신있는 여당 정치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극성 문빠들과 대깨문 지지를 얻어야하는 전당대회 룰 때문에 더 오바하시는 건 이해합니다만, 그래도 본래 김부겸의 합리성은 지키시길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그는 "의원님이 기억하시는 독재는 전두환 군사독재에 머물러 있다"며 "말씀대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가 없고 대학 안까지 경찰이 진주하고 구호외치는 학생을 개끌듯이 잡아가던 하드코어 군사독재는 지금 없다"면서도 "요즘 지구상에는 민주적 선거로 선출된 정부가 민주주의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이른바 '연성독재' '유사독재'가 출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베스부터 트럼프, 두테르테, 에르도안에 이어 총선 압승 이후 문재인 정권도 그와 유사한 권력행사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 검찰중립, 언론의 견제, 의회민주주의, 여야 존중과 협치 등 민주주의의 기본가치들이 선출된 권력자의 민주적 권한남용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하버드대학의 레비츠키와 지블랫 교수가 최근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How Democracy Dies?)에서 '상호관용'(tolerance)과 '권한의 제도적 자제'(forbearance) 마저 무시하는 독재자의 위험성을 남미뿐 아니라 트럼프 까지 사례로 분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금 야당이 거여 민주당의 오만과 독주를 비판하는것에 대해 본인이 경험한 과거 군사정권의 경성독재의 기준만으로 호통치는 우는 범하지 말라"고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