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재외 공관에 새로 부임하는 직원들에게 "국격에 맞게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뉴질랜드에서 불거진 한국 외교관 성추행 의혹 이후 나온 강경화 장관의 첫 공개 석상 발언이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청사에서 열린 '공관 부임자 임용장 수여 및 부임 선서식'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재외공관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고 나라를 대표하는 기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경화 장관은 "화상으로 이뤄진 재외동포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말한 대로 공관원들이야말로 재외국민과 동포들이 가장 가깝게 만나는 대한민국"이라며 "강한 자부심과 소명의식을 갖고 매사에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최근 한 외교관이 주뉴질랜드 대사관에서 현지인 남자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뉴질랜드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부임자들에게 각별히 언행에 유의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한·뉴질랜드 정상 통화에서 저신다 아던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 건을 언급했고 이 문제는 양국 외교 문제까지 비화한 상황이다.
윈스턴 피터스 외교부 장관 겸 부총리까지 이례적으로 "공은 한국 정부로 넘어갔다"며 한국을 공개 압박, 외교부는 주한 뉴질랜드 대사를 사실상 초치해 자제를 요청했다.
강경화 장관은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상황에서 재외국민 보호 업무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강경화 장관은 "그 동안 재외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해외에서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며 "코로나19 팬데믹(Pendemic·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외교부와 관계부처, 재외 공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119개국에서 4만5000명이 무사히 귀국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각국의 외국인 입국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인들을 위해 해당국들과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지금까지 1만 6000여명의 기업인들이 18개국에 예외적으로 입국하는 것을 지원했다"며 "현재 427명의 해외 체류 우리 국민이 확진자로 고생하고 있다. 이 분들에 대한 지원도 상황이 허락하는 선에서 적극 지원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강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재확산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재외국민 보호 업무는 앞으로도 계속 강도 높은 공관의 업무가 될 것이다"라며 "재외공관이라는 정부 최일선에 서는 여러분은 이를 잘 인식하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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