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1월 22일 2267.25)을 돌파하면서 주식시장의 향후 방향에 대한 투자자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주목 받는 증시 전문가 10명에게 물은 결과 “증시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이었다. 다만 주식투자의 전체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응답은 절반 정도였고, 나머지 절반은 분야·종목별 비중을 조절하는 것을 추천했다.
실적과 주가 간 괴리가 커지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10명 가운데 7명은 지금 시점에서도 추가 상승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간이 문제일 뿐 경기 또는 기업실적은 이제부터 좋아지는 흐름을 탈 것”이라며 “코로나19 백신도 연말로 갈수록 성과가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도 “미국에서 대선전까지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의 우상향에 힘을 보탤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현대차는 하반기 내수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590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3% 줄었지만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85.0% 초과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현대차의 전기차 경쟁력은 테슬라 다음”이라며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면 항공주, 여행주가 상승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며 “외국인이 점차 복귀하고 있어 경기민감(시클리컬) 업종 또는 은행주가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대선에서 시장의 상승흐름을 방해하는 정책이 나올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며 “민주당의 독점산업에 대한 규제 기조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유동성과 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세 건 있었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운용총괄 부사장은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유동성 회수에 대한 매파적인 발언이 나오면 이를 실행하지 않더라도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실업률과 외국인의 한국 증시 귀환 여부를, 고숭철 NH아문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요국 정부의 추가 재정정책과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를,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미국 고용을 핵심 변수로 꼽았다. 조 전문위원은 “미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고용이 나빠지면 증시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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