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공장 또 증설…배터리 소재社 '투자 풀충전'

입력 2020-08-05 17:06   수정 2020-08-06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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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 업체들의 증설과 신규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글로벌 톱10’에 포진한 한국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서다.
포스코케미칼 “2차전지 소재 매출 22조”
포스코케미칼은 5일 이사회를 열어 2895억원을 광양 공장에 투자해 자동차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양극재 생산 설비 증설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사는 2018년 9월 경북 구미에 1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세웠는데, 수요가 빠르게 늘자 작년 7월 광양 공장을 추가로 지었다. 광양 공장은 첫해 5000t으로 시작해 3만t까지 생산능력을 키웠다. 이번 투자는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 배인 6만t까지 늘리기 위한 것이다.

기존 구미 공장과 합하면 생산능력이 총 7만t에 이른다. 이는 60㎾h급 전기차 배터리 약 84만 대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이다. 완공 시기는 2022년으로 잡고 있다.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 선도 기업으로 지위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케미칼은 자동차 배터리 등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203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2차전지 소재 매출만 연간 22조원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매물로 나온 회사까지 증설 나서
에코프로비엠 또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양극재를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짓기 위해 86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작년 이 회사 영업이익(370억원)의 두 배가 넘는 돈을 한 번에 쓰는 결정이었다.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에 베팅한 결정이었다. 에코프로비엠은 경북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에 2022년 5월까지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두산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두산솔루스 투자 계획은 이례적인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헝가리 공장 증설 계획을 밝혔다. 헝가리 정부 관계자들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나온 내용이다. 대주주가 바뀔 예정인데도 투자를 가속화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두산솔루스 헝가리 공장은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을 생산한다. 현재 약 1만t 수준인 생산량을 2022년까지 2만5000t으로 늘리고, 2025년에는 7만5000t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회사의 계획이다. 여기에 LG화학의 주요 협력사 중 하나인 엘앤에프도 7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 배터리용 양극재 설비 확장을 진행 중이다. 대구 공장에 대한 2단계 투자에 나섰다.
투자자들도 투자에 호의적
전기차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지는 것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영향이다. 2차 전지는 2~3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등 소형 전자기기 위주로 들어갔다. 이때는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전기차 위주로 시장이 바뀌면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커졌다. LG화학은 지난달 말 실적 발표를 하면서 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180조원까지 성장해 메모리반도체(170조원)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까지 내놨다.

돈이 자동차 배터리 분야에 몰리고 있는 것도 증설이 줄을 잇는 이유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동박 생산공장을 설립하자 사모펀드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곧바로 6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이 자금을 활용해 공격적인 증설이 가능했다. 3000억원을 투자해 내년 6월까지 2만t을 추가 생산하기로 했다.

엘앤에프는 공장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유상증자 형태로 시장에서 조달할 계획인데, 최근 주가가 크게 올라 자금 조달이 순조롭다. 보통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어 주가에 악재지만, 자동차 배터리 관련 투자란 점이 부각돼 엘앤에프의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는 당초 계획(1만7400원) 대비 두 배 가까운 3만3300원이 됐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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