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버리가 국내 한 상급종합병원과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iCP-NI'의 영장류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공식화한 셀리버리는 현재 미국에서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6일 조대웅 대표로부터 iCP-NI의 경쟁력에 대해 들어봤다.
"근본적인 사이토카인 폭풍 치료제"
조 대표는 "iCP-NI는 근본적인 사이토카인 폭풍 치료제"라고 말했다. 경쟁사들의 후보물질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사이토카인 폭풍의 정식 명칭은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SR)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을 일으키는 주요 증상 중 하나다.사이토카인은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신호전달물질이다. 인체에는 T세포 B세포 NK세포 대식세포 등 다양한 면역세포가 있다. 이들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들어오는 등 문제가 생겼을 때 따로 작동하지 않고 사이토카인을 보내며 서로를 활성화하거나 제어한다. CSR은 조직 및 장기에 발생한 심각한 염증에 동반되는 증상이다. 면역반응을 과도하게 증폭시키는 사이토카인이 혈류에 방출돼 면역세포가 정상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조직, 장기가 망가지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셀리버리는 iCP-NI가 사이토카인과 관련된 유전자의 기능을 저해해 면역체계를 조절한다고 보고 있다. 바이러스가 침입해 인체에 염증이 생기면 특정 전사인자(조 대표는 이를 '스트레스 반응 전사인자'라고 부른다)는 사이토카인 관련 유전자(DNA)와 결합해 메신저RNA(mRNA)를 만드는 전사(복사)를 시작한다. 전사인자는 세포질에 있어 전사에 관여하려면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조 대표는 "iCP-NI는 이 전사인자들이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iCP-NI의 차별성은 모든 사이토카인의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사이토카인의 종류는 수십 개다. 그는 "사이토카인 폭풍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하는 기업들의 후보물질은 대부분 소수의 사이토카인만 완화하는 데 그친다"며 "이를 CSR 치료제로 부르긴 힘들다"고 주장했다.
"바이러스 제거 효능도 주목해야"
셀리버리는 iCP-NI가 사이토카인 폭풍 치료제지만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고 보고 있다. 면역세포를 파괴하는 사이토카인을 줄여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공격하게 하기 때문이라는 게 조 대표 설명이다. 미국에서 수행한 영장류 실험에서 데이터도 확보했다.셀리버리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영장류 모델로 인정되는 아프리카 그린 원숭이를 대상으로 미국의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서던리서치에서 이 실험을 진행 중이다.
실험 결과를 보면 위약군의 바이러스 양은 평균 124% 증가한 반면 iCP-NI를 투여한 원숭이들은 8일 만에 바이러스 양이 평균 82.4% 감소했다. 산소포화도와 분당 심장박동수가 정상화하는 등 폐와 호흡기, 심장의 기능도 개선됐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일 뿐 아니라 면역세포가 항원을 제거하기 위해 분비하는 '방어물질'이기도 하다. 그는 "과도한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까지 파괴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인체의 능력을 저하시킨다"며 "iCP-NI는 사이토카인 방출량을 감소시켜 전반적인 면역체계를 보호함으로써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유지시킨다"고 했다.
셀리버리는 현재 미국에서 GLP 독성시험과 영장류 실험을 하고 있다. 조 대표는 "전임상을 마무리하는대로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구제약물'로 허가받아, 미국의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투여하는 게 가장 빨리 임상에 진입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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