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검사장비 제조업체 이노메트리 매각설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2차전지 관련 업종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부상한데다 최근 SK로의 매각설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노메트리는 국내 한 사모펀드와 매각을 논의 중이었으나 주가가 요동치면서 거래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노메트리는 올해 초부터 국내 중견 PEF와 지분 매각 논의를 진행해왔다. 매각 대상은 이노메트리 최대주주인 넥스트아이 지분 40.6%을 포함한 지분이다. 양측은 매각 성사 직전까지 갔다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한 때 논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노메트리 주가는 연초 1만5000원대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지난 3월 6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지난 4월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2년 연장하겠다고 발표하고, 5월에는 정부가 ‘그린 뉴딜’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노메트리는 다시 1만5000원대의 주가를 회복했다.
양측은 2차 전지 관련 업종 수혜주의 프리미엄을 감안해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가격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노메트리의 지난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57억원이다. 이노메트리의 전체 기업가치는 약 15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지난주 SK가 이노메트리를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1만5000원대 수준에서 거래되던 주가가 한 때 3만원을 넘어섰다. SK측과 이노메트리 양측 모두 “SK 및 SK 계열사와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여전히 주당 2만원 후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노메트리의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5.54% 하락한 2만6450원이다. 시가총액은 2552억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노메트리 주가가 최근 SK 인수설이 나오면서 갑자기 폭등했다"며 “주가가 너무 올라 M&A가 성사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거래되는 주당 2만5000원 이상 수준으로 가격을 재조정할 경우 EBITDA 대비 기업가치(EBITDA multiple)는 40배 이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양측이 현재 합의한 가격도 유사 업체의 M&A 거래와 비교해봤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SKC에 매각된 동박 제조 업체 KCFT의 경우 2018년 EBITDA 멀티플이 약 17배 수준에서 거래됐다. 동화기업이 인수한 전해액 생산 업체 파낙스이텍의 경우엔 EBITDA 멀티플이 약 20배 선에서 거래됐다.
이노메트리는 2008년 김준보 대표가 설립한 2차전지 검사장비 개발 업체다. 이노메트리가 개발한 엑스레이 검사장비를 통해 육안으로 구별하지 못하는 제품의 결함 유무를 판별할 수 있다. 국내 2차전지 회사인 LG화학, 삼성 SDI, SK이노베이션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8년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산업처리공정 제어장비 제조업체 넥스트아이가 지분 40.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김 대표는 17%의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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