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26.5% 올랐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 상승률 1위다. 미국 나스닥지수(22.6%)보다 더 상승했다.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5.2%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0.7%)와 대만 자취안지수(6.7%)에 못 미쳤지만 미국 S&P500(3.0%)과 독일 닥스30(-4.4%), 일본 닛케이225(-4.8%), 인도 센섹스(-8.7%), 프랑스 CAC40지수(-17.5%) 등을 앞섰다.
올해 저점 대비 상승률을 보면 한국 증시의 상승세가 더 두드러진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3월 저점 대비 97.8% 올랐다. 이어 나스닥(60.3%), 코스피(58.6%), 닥스30(50.0%), S&P500(48.7%), 자취안지수(47.5%) 순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상승률은 높지만 최저점 대비 상승률은 27.0%에 그쳤다.
한국 증시의 선전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과 한국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가 나스닥처럼 성장 기업이 다수 포진한 시장으로 바뀐 영향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 구성이 미국 나스닥을 닮아가면서 주요국 증시 가운데서도 투자 매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9위 현대차와 10위 LG생활건강을 빼면 모두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인터넷주로 채워져 있다. 현대차도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코스피50 구성 종목 가운데 소비재와 자본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46.4%에서 현재 27.7%로 줄었다. 같은 기간 정보기술(IT)주와 바이오주 비중은 43.1%에서 66.0%로 늘었다.
반면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은 여전히 자동차, 에너지, 금융, 소비재 기업이 시총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처럼 신·구 산업이 조화를 이룬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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