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미뤘던 캥거루본드 발행을 재개한다. 국내 기업들의 외화 조달여건이 개선되자 다시 채권 발행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캥거루본드는 호주 자본시장에서 외국기업이 발행하는 호주달러 표시 채권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이르면 이달 말 3억 호주달러(약 2500억원) 규모 캥거루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채권 만기는 3~5년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조만간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즈호, 스탠더드차타드(SC)증권, HSBC이 발행 주관을 맡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 3월부터 캥거루본드 발행을 준비해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채권발행시장이 냉각되자 외화 조달시기를 연기했다. 하지만 그 이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시작으로 한국전력, GS칼텍스,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 기업들이 차례로 외화채권 발행에 성공하며 조달환경이 개선되자 조심스럽게 다시 채권 발행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채권시장에선 도로공사가 국내 주요 공기업으로 우량한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어 무난히 투자수요를 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공사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한국 정부와 똑같은 ‘AA’다.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다.
도로공사가 캥거루본드 발행에 성공하면 미미한 국내 기업의 호주달러 조달 움직임에 다시 활기가 돌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올 들어 호주달러 채권을 발행한 국내 기업은 수은(5월·7억호주달러)이 유일하다. 올초 발행을 추진했던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월 조달을 포기하고 국내에서 원화채권을 발행해 목표한 금액을 마련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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