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튜버들이 잇따라 '뒷광고' 사과 영상을 올리고 있다. 뒷광고란 유료 협찬을 받았음에도 이를 시청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방송하는 걸 말한다.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은 지난 6일 "방송을 시작한 초기에 광고 여부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콘텐츠가 있었다"며 "이는 명백하게 잘못된 바이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내 잘못 외에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댓글 문화에 지쳐 더는 방송 활동을 하고 싶지 않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뒷광고 논란이 불거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내돈내산(내돈주고 내가 산 제품) 콘셉트로 방송을 만들어 놓고 협찬이었다니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뒷광고 의심 유튜버 리스트까지 나오고, 유튜버간 폭로전까지 벌어지면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뒷광고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뒷광고 논란은 지난달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의 '슈스스TV'에서 시작됐다. 한혜연은 수천만원 상당의 협찬을 제공받았음에도 '어렵게 구한 것'이라며 마치 직접 구매한 물건인듯 표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 4일에는 유튜버 참PD가 뒷광고 의혹을 받는 유튜버들을 거론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유명 유튜버인 문복희, 상윤쓰, 양팡 등이 의혹 대상이 됐다.
논란이 지속되자 유명 유튜버들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이하 샌드박스)는 7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근 소속 유튜버들의 '유료 광고 미표기 영상' 문제에 대해 사과와 향후 대책을 말씀드린다"며 사과했다.
유튜버 창작자의 영상이 유료광고를 포함한 경우 창작자가 직접 체크를 하게 돼 있다. 국가나 지역에 따라 표시광고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만 존재할 뿐 모든 영상이 광고를 포함하는지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구글 측 설명이다. 사실상 자체적인 규제를 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셈이다.
유명인을 통한 미표기 간접광고는 이전부터 지적된 문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0월~11월 실시한 'SNS 부당 광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60개의 국내 상위 인플루언서 SNS에 올라온 광고 게시글 582건 중 경제적 대가를 밝힌 게시글은 174건(29.9%)에 불과했다. 174건도 표시 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소비자가 이를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홍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고발팀장은 "마치 직접 구매한 물건에 대해 평가하는 것처럼 연출하면서 뒤에서 대가를 받았다면 소비자에 대한 기만이고 상당한 불신을 심어주는 셈"이라며 "소비자들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나름의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내달 시행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으로 광고표시 기준이 한층 엄격해질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협찬받은 제품 혹은 음식에 대가를 받았다는 표기를 일정 기준에 맞게 명시하지 않으면 광고주 측이 과태료를 물게 된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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