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와 대원고 등 사립학교들이 결석한 학생에게도 봉사활동시간을 인정해주는 ‘날림 발급’을 해준 사실이 교육청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1년 전 시험문제를 그대로 ‘재탕’한 사례도 적발됐다.
서울교육청은 7일 서울 내 11개 고교와 1개 유치원을 종합감사한 결과 이 같은 사항들이 지적됐다고 밝혔다. 감사결과 가장 빈번하게 지적된 사항은 ‘봉사활동 실적 관리 부적정’으로 나타났다. 대원외고, 대원여고, 대원고, 숙명여고, 명지고, 계성고, 신도고 등의 7개 학교들은 자체 학교 행사를 통해 진행한 봉사활동에서 결석한 학생에게도 봉사시간을 인정해주거나, 해당 봉사활동의 구체적인 내용 및 참여자 등을 학교생활기록부에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지침은 실제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만 봉사활동 시수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봉사활동 계획 수립 시에도 그 내용과 대상 학생,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해당 행위가 적발된 학교들의 사안에 따라 ‘기관경고’ 또는 ‘기관주의’ 조치를 내렸다.
1년 전 낸 시험 문제를 교사가 그대로 다시 낸 사례도 적발됐다. 대원여고는 지난해 3학년 1학기 중간고사의 한 과목에서 2018년 출제된 문제가 똑같이 출제됐다. 선화예고 역시 2018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전년 나온 문제가 그대로 다시 출제됐다. 서울교육청은 두 학교에 대해 ‘시험문제 출제 소홀’로 주의 조치를 내렸다.
대원외고는 학교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한 AP시험의 응시료를 학교회계로 편입하지 않은 채 임의로 비용을 집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017~2020년간 대원외고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거둔 AP시험 응시료는 3억2000만원에 달했다. 대원외고는 학교가 운영한 외국인숙소의 임대보증금 8500만원과 월세·관리비 6900만원도 학교회계로 처리하지 않았다. 사립학교법은 학교가 하는 수익자부담사업을 학교회계에 반드시 편입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대원외고에 경고 처분을 내렸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이번에 지적된 사항 중 다수는 업무 소홀이나 관리규정 미숙지로 벌어진 일”이라며 “학교들이 학교 운영 규정을 보다 철저히 지켜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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