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추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수사를 지휘하게 될 서울동부지검장에도 친여 인사가 임명돼 논란이 예상된다.
7일 김관정(26기) 대검 형사부장은 서울동부지검장에 임명됐다. 서울동부지검은 추미애 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곳이다.
김관정 부장은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연루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수사심의위원회로부터 대검의 의견서 제출 요구를 받고도 보고 없이 이를 거부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보고하자 대검 형사부 과장과 연구관 5명은 만장일치로 '범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견서를 작성했었다.
당시 김관정 부장은 '대검은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고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어긋난다며 제출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의견서 제출은 지휘권 위반이 아니다. 심의위의 요청을 거절하면 임무 방기'라는 대검 실무진의 지적에도 김관정 부장은 끝까지 버텼다.
서울동부지검장에 대표적인 친여 인사가 임명되면서 추미애 장관 아들 수사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고기영 서울동부지검장은 올해 1월 취임했으나 3개월 만에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고기영 법무부 차관을 향해 "동부지검장으로 근무하다 갑작스럽게 차관 발령이 났는데, 추미애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추미애 장관은 곧바로 "소설을 쓰시네"라며 반발했다. 추미애 장관의 발언에 법사위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천한 인사는 모두 승진에서 배제됐다.
검찰 내 '빅4'로 불리는 요직은 호남 출신이 전부 차지했다. 조국 무혐의를 주장해 이른바 '상갓집 파동'을 일으킨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했다.
심재철 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불기소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인사다. 이에 양석조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등이 한 장례식장에서 심재철 부장을 향해 "당신이 검사냐"고 항명해 이른바 '상갓집 파동'이 일어났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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