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유동성 장세 약화돼도 성장주, 주도주 자리 유지할 것"

입력 2020-08-07 17:08   수정 2020-08-08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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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유동성 덕에 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을 연일 돌파하고 있다. 유동성 장세는 정부 부양책에 의해 경기가 반등한 뒤 금리가 상승하면서 일단락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언제 금리를 인상할지 점치기 쉽지 않다. 유동성 장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분기까지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유동성 장세가 약해지면서 조정기가 올 수 있는 만큼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국내 1세대 퀀트 애널리스트로 최장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략분석가다.

조 전문위원은 “미국 내에서 통화 증가율과 산업생산 증가율의 차이인 잉여유동성이 최근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럴 때는 예외없이 금, 부동산, 주식 등의 자산 가격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물경기는 안 좋은데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부양책에 의해 경기가 반등하고 금리가 상승해야 실물경기 회복이 주가를 이끄는 ‘실적 장세’로 넘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올 3분기는 이 같은 유동성 효과와 경기 회복 효과가 동시에 발생할 것으로 조 위원은 분석했다. 유동성이 많은 상황에서 경기가 회복돼 주가는 강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특히 자동차, 은행,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등 경기민감주들이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조 위원은 전망했다.

그는 “경기민감주, 가치주들이 경기 회복 효과로 3분기에는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반도체는 3분기 시작이 시장 기대만큼 좋지 못해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요 회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성장주가 시장 주도주 자리를 지킬 것으로 조 위원은 내다봤다. 그는 “비대면 관련주와 IT, 바이오 등은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다”며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을 순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는 상황이 좀 다르다. 3분기에 경기가 회복되면 4분기부터는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서서히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위원은 “4분기에는 부양책 종료와 함께 미국 내에서 금리 인상과 증세 논의가 일어날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인 만큼 미국 대선 불확실성도 주가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분기 대응책은 현금 보유 확대라고 했다. 그는 “4분기에는 증시 조정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려서 대응하는 게 맞다”고 했다. 금융 자산 중 최소 20% 정도는 현금으로 확보해두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다만 그는 “증시 조정기가 오더라도 미국 주식은 4차 산업혁명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회복도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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