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이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몸 속 바이러스 양이 증상을 호소하는 유증상 환자와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리없이 강한 '스텔스바이러스'라는 별명이 붙은 이 질환의 특징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은정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올해 3월6~26일 천안지역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303명을 분석했더니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자마네트워크 온라인판에 실렸다.
올해 2월 신천지 대구교회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뒤 방역당국은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는 코로나19 확진자를 병원 대신 생활치료센터에서 돌봤다. 연구팀은 이런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를 대상으로 무증상 환자의 임상 양상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인 303명의 연령은 22~36세, 201명이 여성 환자였다. 이들 중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12명에 불과했다. 격리 당시 증상을 호소한 사람은 193명, 110명은 아무런 증상도 호소하지 않았다. 격리 치료를 받다가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21명으로, 89명은 생활치료센터를 나갈 때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이를 토대로 무증상 89명, 유증상 214명을 나눠 진행한 RT-PCR 검사 1886건을 분석했더니 상기도 검체의 RdRp 유전자 증폭 검사값(Ct값)은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서 더 천천히 줄었지만 E유전자의 Ct값은 증상이 없는 환자가 더 천천히 줄었다. 유증상 환자와 무증상 환자 사이의 하기도 Ct값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유증상 환자와 무증상 환자의 Ct값은 비슷했다"며 "무증상 환자를 통한 전파가 코로나19 지역 확산의 핵심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검사와 무증상자 격리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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