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한국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이 돌아왔다. 지난달 외국인은 작년 12월 이후 7개월 만에 월간 기준으로 순매수 전환했다. 외국인의 ‘사자’ 행렬에 코스피지수는 230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은 그간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비대면·바이오 관련주보다는 정보기술(IT), 배터리, 소비재기업을 담았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약달러 현상도 바이코리아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은 7월 한 달간 895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작년 12월(1조2060억원) 후 처음으로 순매수 전환했다. 외국인 자금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7월부터 이달 6일까지 2조374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순매수 2위인 포스코(2653억원), 3위 LG전자(2610억원)의 9배 수준이다.
미국 인텔이 외부 파운드리 전문업체에 반도체 생산을 맡길 것이라고 발표하며 삼성전자의 수혜를 예상하는 투자자가 몰렸다. 그들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불거진 미국 등 주요국의 화웨이 배제 움직임도 삼성전자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바이오·인터넷 등 기존 증시 주도주는 순매수 종목에 오르지 못했다. 배터리(LG화학 삼성SDI), 소비재(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식품(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 오리온), 은행(하나금융지주 KB금융)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심으로 사들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저금리와 약달러 현상이 외국인의 귀환을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신흥국 통화 가치는 오르기 때문에 달러를 신흥국 통화로 바꿔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7월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발표했고 한·미 통화스와프도 연장돼 원화 강세가 예상된다”며 “반도체 업황마저 좋아져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은행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금융지주가 카드,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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