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공급망 다변화 '큰손' 애플에 쏠린 눈

입력 2020-08-09 17:10   수정 2020-08-1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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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관리(SCM) 전략이 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부품업체는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부품 공급회사 편입·퇴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애플이 향후 내놓을 아이폰 저가모델의 카메라 렌즈 공급사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용 렌즈를 대만의 라간정밀과 지니어스 일렉트로닉스 등에서 공급받았다. 그러다 코로나19 이후 부품 공급업체를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삼성전기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메라모듈 공급사에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가 최근 추가한 제재 대상 중국 기업 11곳 중엔 오필름이 포함돼 있다. 이 회사는 애플 아이폰 중저가 모델에 저화소 카메라모듈을 공급한다. 두 가지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우선 애플 카메라모듈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검증된 부품사’ LG이노텍의 공급량 확대다. 최근 애플의 부품 공급사 확대 움직임을 감안할 때 삼성전기가 신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폴디드줌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애플은 이르면 오는 9월 공개할 예정인 아이폰12 일부 모델에 LG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사용할 계획이다. 아이폰12 판매 예상 물량의 약 20%인 2000만 대에 LG디스플레이 패널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비중이 커지는 만큼 그동안 애플에 독점적으로 OLED 패널을 공급했던 삼성디스플레이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 BOE가 아이폰12 이후 제품에 OLED 패널을 공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애플 물량을 나눠 갖는 업체가 세 곳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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