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사진)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수석 비서관·보좌관(수보) 회의에 불참했다. 마지막 인사도 하지 않고 청와대를 떠난 김조원 수석은 끝내 '강남 2채'를 지키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조원 수석 후임에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내정하는 등 인사를 단행했다. 강기정 정무수석과 김거성 시민사회수석도 이날 함께 교체됐다.
강 수석과 김거성 수석은 인사 발표 직후 춘추관을 찾아 소회를 밝혔지만 김조원 수석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수석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은 퇴임 시 통상 춘추관에 들러 취재진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국민들에게 퇴임 소감을 전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참모진 교체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의 사표 수리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김조원 수석은 회의에 불참한 상황이었다.
김조원 수석은 마지막 회의 불참에 앞서 여러 차례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부터 출근도 하지 않았다. 또 청와대 고위직 메신저 대화방에서도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조원 수석이 고위 공직자 다주택 매각방침에 반발한 것"이라는 말도 흘러 나왔다.
일부 언론에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조원 수석의 불화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청와대 주요 참모가 모두 참석하는 공개회의에서 두 사람이 여러 차례 언성을 높이면서 다퉜다는 보도였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노 실장과 김조원 민정수석이 다퉜다는 대목은 한마디로 '가짜뉴스'"라면서 "해당 보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최근 청와대 다주택자 참모진의 주택 매매 과정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 과정에서 '강남 3구'에 두 채를 보유한 김조원 수석은 노 실장의 다주택자 처분 권고에도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결국 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신아파트와 송파구 잠실 갤러리아팰리스 중 잠실 아파트를 내놨다.
그러나 김조원 수석이 잠실 아파트를 실거래 최고 가격보다 2억1000만원 높게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러 아파트를 팔지 않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매각 시늉'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조원 수석은 또 해명 과정에서 "남자들은 잘 모른다"는 취지로 해명을 해 논란을 빚었다.
김조원 수석은 두 채의 아파트를 지키게 됐지만 청와대는 신임 인사에서 관련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선택을 했다. 이날 새롭게 내정된 최재성 정무수석·김종호 민정수석·김제남 시민사회수석 내정자는 '다주택 고위공직자' 논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김조원 수석과 달리 1주택자 또는 무주택자인 상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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