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주식은 물론 채권, 금 등 거의 모든 자산군이 역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는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전례없는 동반 랠리에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고평가된 미국 시장이 아닌 신흥국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릴 때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모두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는 3360.47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3393.52)에 바짝 다가섰다. 3월 저점 이후 50% 이상 올랐다.
뉴욕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도 트로이온스당 2024.40달러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연 0.55% 선 안팎의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며 채권 시장 강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미 중앙은행(Fed)의 대규모 자산매입으로 10년물 수익률이 박스권 하단 수준을 맴돌자 경기지표이자 위험헤지 수단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위험자산, 안전자산 할 것 없이 모두 오르자 투자업계에서는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 미·중 분쟁 등 금융시장 악재가 불거지면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갈아탈 저평가된 자산도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투자은행(IB)들은 올 초처럼 주요 자산군이 동반 급락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고평가된 보유 자산을 일단 매도하며 다시 기회를 엿보라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특히 국내외 증권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신흥국 주식시장에 주목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전망한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중국 등 신흥국에서 높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MSCI 신흥시장 기업의 올해 이익 감소 폭이 S&P500 기업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코로나19 사태에서 비교적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한국, 대만 등은 신흥국에서도 추천 국가로 꼽힌다. 연초 대비 국가별 증시 수익률은 중국(12.7%), 대만(10.7%), 한국(6.4%) 등으로 나타났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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