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분을 43.4%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도 6만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삼성물산의 지분가치가 재평가돼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건설 부문 실적 개선도 예상되고 있다. 8.4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면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날 삼성물산도 8.14% 오른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1.37% 오른 5만9000원을 기록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기업가치중 본업은 9.2%, 계열사 지분가치는 89.8%"라며 "특히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여도는 각 34%, 45%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계열사 지분가치가 사상 최고"라고 강조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92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대비 6.39% 늘어난 규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비사업 등 수주로 래미안 브랜드가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이는 곧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를 누르던 검찰의 수사도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 업계에서 나온다. 전날 '삼성노조 와해' 혐으로 재판을 받은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고 석방됐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문제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것은 정부의 방향이 반기업에서 기업 친화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기대 요인이다. 지난 2월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자사주 280만주(약 3000억원)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또 주당배당금(DPS)도 기존 2000원을 최소 지급액으로 상향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지분가치, 실적개선, 주주환원 등 3연타 호재를 갖고 있다"고 했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18만원으로 신규 제시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기존 14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높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30만원을 바라보는 의견도 있다. 운용사 펀드 매니저는 "지분가치, 실적개선, 주주환원 등이 모두 반영될경우 30만원도 가능한 주가"라고 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