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글로벌 ‘빅3’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 앱티브가 함께 설립한 자율주행 합작법인명이 ‘모셔널(Motional)’로 확정됐다. 운동이라는 뜻의 ‘모션(motion)’과 감성을 뜻하는 ‘이모셔널(emotional)’을 조합했다.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의 합작법인 이름을 모셔널로 정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모셔널은 이날 서울에 연구개발(R&D) 거점을 세운 사실도 함께 공개했다. 모셔널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있다. 미국 피츠버그 라스베이거스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에 거점을 두고 있다. 서울 거점은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자율주행기술을 테스트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지난해 9월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했다. 각각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지분을 절반씩 갖고 있다. 법인은 올 3월 설립됐다. 모셔널은 현대차그룹이 조(兆) 단위 자금을 투자해 외국 기업과 합작한 첫 사례다.
모셔널은 2022년까지 4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달리는 수준)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부터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시험운전을 시작한다. 칼 이아그넴마 모셔널 사장은 “우리는 앱티브의 첨단 기술 전문성과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연구개발 및 제조 분야 기술을 결합했다”며 “이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모셔널은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친환경 이동 수단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혁신 기업”이라며 “모셔널과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기술의 새 역사를 함께 써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한 경험과 인력을 모셔널의 강점으로 꼽는다. 개발자들은 대부분 2000년대 초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해왔다. 자율주행 기술 태동기에 활동한 스타트업 누토노미와 오토마티카를 설립한 주역도 모여 있다.
모셔널 관계자는 “앱티브의 자율주행 부문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모셔널에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이 더해져 자율주행 상용화 시대를 여는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셔널(앱티브 자율주행 부문 시기 포함)은 2015년 세계 최초로 완전자율주행차로 미 대륙을 횡단한 기록을 갖고 있다. 2016년엔 세계 최초로 로보택시 시범사업을 했고, 2018년부터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일반인 대상 로보택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로보택시 서비스는 10만 명 이상이 이용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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