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성규 부장판사는 12일 부패방지법과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손 전 의원에게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한 것은 공직자 신뢰를 크게 훼손한 행위”라며 이같이 선고했다. 다만 법원은 방어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손 전 의원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손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된 전 보좌관 조모씨에게는 징역 1년, 손 전 의원에게 부동산을 소개한 정모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손 전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이던 2017년 5월 목포시의 ‘도시재생 사업 계획’을 미리 알고 지난해 1월까지 재생사업 구역 인근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로 같은 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토지 26필지, 건물 21채 등 총 14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손 전 의원이 조카와 지인, 남편이 이사장인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등의 명의를 활용해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했다. 손 전 의원은 목포 게스트하우스 창성장을 조카 명의로 차명 보유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손 전 의원이 창성장 운영을 주도하고 취득세, 중개수수료 등도 모두 부담하는 등 창성장 매입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를 조카 명의로 매수하고 등기했다”며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대해 유죄로 결론 냈다.
재판부는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정보공개청구에도 목포시가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한 점에서 목포시의 도시재생 사업 계획은 비밀에 해당한다”며 “국토교통부가 2017년 12월 14일 목포 개항문화거리 사업을 비롯한 뉴딜 사업을 발표하기 전 손 전 의원이 부동산을 취득한 것은 유죄”라고 판단했다.
손 전 의원은 선고 직후 자신의 SNS에 “아직 진실을 밝힐 항소심 등 사법적 절차가 남아 있다”고 썼다. 그동안 손 전 의원은 “차명이면 전 재산을 국고로 환원하겠다” “목숨을 내놓으라면 그것도 내놓겠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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