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1988년 동원증권에 입사하며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동원증권 자산운용실 상무,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거쳐 2018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했다. 국내 대표적인 가치투자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증시 상황에 대해 “거품이 우려된다는 게 꼭 증시가 폭락한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완만한 수습 과정을 거치면 큰 조정 없이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괴리를 해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실제로 현재 완만한 수습 과정을 거치고 있고, 이에 따라 당분간 상승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수하는 업종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 한다. 이 대표는 “비대면, 바이오주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주도주는 당분간 상승세가 제한될 전망”이라며 “경기민감(시클리컬) 업종이나 은행주 등 덜 오른 종목으로 온기가 퍼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상승장이라지만 이들 업종에는 실적에 비해 아직 덜 오른 종목이 적지 않다”며 “적정 수준의 이익을 꾸준히 내면서도 연간 3~4% 배당을 할 여력이 있는 기업이면 지금 시점에서 투자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투자와 관련해서는 미국보다 중국을 추천했다. 미국 기업이 기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그에 맞춰 주가도 크게 올라 밸류에이션 매력이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중국이 다른 선진국처럼 성장한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중국 종목이 오를 수 있는 여지가 크다”며 “최근 중국 증시가 조정을 받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숨고르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성장주 중심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가치주의 시대가 갔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이런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세상 어떤 종목도 영원히 오르지는 않는다”며 “쉬어가는 국면이 오면 패러다임이 바뀐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한쪽으로 너무 쏠렸을 때 반전이 찾아온다”며 “지금 그런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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