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덕에…증권사 '사상최대 이익' 잔치

입력 2020-08-14 17:07   수정 2020-08-15 01:34

증권사들이 올 2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급증했다. 채권금리 하락과 글로벌 증시 회복으로 트레이딩 이익도 크게 늘었다.
미래에셋 2분기도 ‘순이익 1위’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여덟 곳의 2분기 순이익 규모는 1조4055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209억원)보다 37.7% 늘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2분기 순이익 1위는 미래에셋대우(3041억원)가 차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업계 최초로 분기 순이익 3000억원을 넘기며 1분기에 이어 분기 연속으로 순이익 1위를 지켰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2958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1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한투증권은 1분기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2008년 4분기 이후 11년3개월 만에 적자를 냈었다.

증권사들이 2분기 눈부신 실적을 거둔 것은 브로커리지 덕분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증시에 뛰어들면서 2분기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1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45.5% 급증한 수치다. 2분기 개인의 보유주식 회전율(거래량/상장주식수)은 486%로 지난해 평균(179%) 대비 두 배 이상 높았다.

주식 거래량 폭증은 증권사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개인 고객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2분기 순이익이 2215억원으로 317% 급증했다. NH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익도 같은 기간 122% 늘었다.

트레이딩 등 증권사 자체 운용수익도 크게 좋아졌다. 트레이딩은 지난 1분기 파생상품 운용에서의 대규모 손실로 증권사 실적 악화를 초래한 원흉이었다. 하지만 2분기엔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면서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급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트레이딩 이익은 3198억원으로 1분기 대비 479% 늘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트레이딩에서 1716억원 적자를 봤지만 2분기엔 234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3분기 전망은 엇갈려
증권가에선 3분기에도 브로커리지 부문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지난달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3조90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10.1% 늘었다.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해외 주식도 든든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액은 31억9000만달러(약 3조8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 거래에서 증권사가 가져가는 마진은 거래액의 0.05% 정도에 불과한 반면 해외 주식은 이보다 4배 높은 0.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풍부한 시중 유동성으로 당분간 거래대금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리테일 수익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투자은행(IB)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브로커리지 수익에 의존하는 이익 구조는 조만간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 주식도 증권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어 곧 ‘레드오션’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각종 규제 등으로 증권업계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지고 있다는 점도 향후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 한도를 내년부터 자기자본 대비 100% 이하로 낮추도록 규제할 계획이다. ELS 발행 시 증권사 부채로 반영하는 비율이 더욱 높아지는 등 파생결합상품의 규제가 대폭 강해진 점도 부담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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