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이어 동대문시장도 뚫렸다…수도권 유통가 '일촉즉발'

입력 2020-08-14 09:36   수정 2020-08-14 10:18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 이어 동대문시장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 고양시 소재 반석교회 감염이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를 거쳐 인근 중앙상가로 번진 상황에서 동대문시장도 뚫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패스트푸드 체인 롯데리아발(發) 집단 감염 사례도 추가 확진 소식이 이어졌다. 휴가철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도심 유통가에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며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중구 통일상가에서 의류도매업을 하는 상인 부부가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통일상가는 의류와 관련 부자재를 판매하는 도매상가로 입주 점포 수가 600여 개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해당 상가를 임시 폐쇄 조치하고 2명과 역학조사와 접촉자 추가 파악을 진행 중이다.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13명 중 1명은 음성이고 나머지 인원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3일부터 8일까지 통일상가 방문자 중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긴급재난문자 등을 통해 안내 중이다.

이달 6일 서울 광진구 롯데리아에서 이른바 '점장 모임'으로 번진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도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리아 점장 모임과 관련해 확진자가 1명 더 늘어 13일까지 12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가 확진자는 점장 모임이 끝난 후 롯데리아 직원들이 저녁을 먹은 치킨집에 같은 시간대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에 따르면 지난 6일 점장 모임에는 22명이 참석했다. 당시 참석자 중 1명인 종각역점 직원이 지난 11일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후 차례로 확진자가 늘어가고 있다.

롯데리아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비대면 화상 시스템을 갖춰놓고도 대면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폐쇄한 점포 내 공지 외에 소비자들에게 별도로 확진자 발생 관련 공지를 내놓지 않다가 첫 확진자가 나온 후 만 하루가 꼬박 지난 12일 오후 6시께에야 홈페이지에 '뒷북 공지'를 올린 점도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서초구 양재족발보쌈 집단감염 사례가 발발했고, 12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벅스 매장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확진자 방문 소식에 일시적으로 문을 닫기도 했다. 13일까지 34명의 확진자가 나온 경기 고양시 소재 반석교회 감염은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를 거쳐 인근의 중앙상가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수도권 집단 감염 사례가 이어지는 와중에 일일 신규 확진자는 12∼13일 연이틀 50명대를 기록했다. 인구 이동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 광복절 연휴(15∼17일)를 기점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집단감염 우려로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매장 기피 현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5월 6일 방역체계를 지금의 거리두기 1단계에 해당하는 '생활속 방역'으로 전환한 지 100일째인 전날 브리핑에서 2단계 상향 검토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기도 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국내 (확진자) 발생이 연일 증가 추세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며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상향 조치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감염 사례가) 다시 증폭된다면 그때는 정말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주말과 대체공휴일에 전국 각지에서 외부 모임은 대규모든 소모임이든 가리지 않고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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