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꽃' 문채원, 60분 순삭한 디테일 장인의 명품 호연

입력 2020-08-14 08:08   수정 2020-08-14 08:10

악의 꽃 (사진=방송캡처)


'악의 꽃' 문채원의 압도적인 연기에 빠져든다.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 속 문채원의 섬세한 연기가 60분을 집어삼켰다. 극 중 문채원은 강력계 형사이자 남편 바라기 차지원 역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선보이고 있다.

항상 '디테일 장인'이라는 타이틀이 붙여지는 배우인 만큼, 문채원의 감정 열연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관통한다. 그의 눈빛, 표정, 제스처 등 디테일 하나하나는 이야기의 공기마저 단숨에 바꾸는 힘을 지녔기도.

문채원의 명품 호연은 13일 방송된 '악의 꽃'에서도 제대로 통했다. 거침없이 휘몰아치는 캐릭터의 서사를 밀도있게 그려낸 것은 물론, 롤러코스터급 감정 연기는 안방을 장악했다. 이날 문채원은 감정의 줄타기를 하며 긴장감과 눈물을 자아내는가 하면, 이야기의 판도를 전환시킬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차지원(문채원 분)은 사경을 헤매는 남편 백희성(이준기 분)을 지켜보며 숨이 턱 막히는 고통에 짓눌리기도,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한 남편을 마주하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도 잠시, 지원은 살인사건의 용의자 도현수로 의심되는 남편의 실체를 추적해 극의 분위기를 한껏 팽팽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불안감을 거둘 증거를 찾아 나선 지원의 손끝은 미세하게 떨렸고, 이후 공방 지하실에서 혈흔을 발견하자 절망에 늪에 빠졌다.

그러나 이내 무언가 다짐한 듯한 결연함이 지원을 드리웠다. 숨진 피해자의 아내를 만난 지원은 도현수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듣는 대신 "저는 제가 보는 것만 믿습니다"라는 한 마디만 건넸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던진 지원의 말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전개를 예고해 기대감을 키우기도.

이처럼 문채원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이야기의 몰입감을 높였다. 만감이 교차하는 감정선을 파고든 세밀함과 이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표현한 완급 조절로 많은 이들을 차지원이란 인물에 빠져들게 했다. 상상 이상의 전개를 이끌어간 문채원. 그가 완성 지을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악의 꽃’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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