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9구역, 롯데건설 계약 해지…삼성·현대·GS '관심'

입력 2020-08-14 16:45   수정 2020-08-17 21:40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9구역’ 조합이 롯데건설 측에 시공사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조합은 조합장을 새롭게 선출하고 시공사를 다시 선정할 계획이다. 여의도와 강남에 가까운 ‘준강남’ 입지로 평가받고 있어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권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9구역 조합은 지난 13일 롯데건설 측에 계약을 해지하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다. 조합 관계자는 “지난 5월 계약 해지를 의결한 뒤 계약서에 따라 롯데건설에 30일간의 소명 기간을 줬다”며 “이 기간이 끝나 통보 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흑석9구역은 중앙대 인근 흑석동 90 일대의 약 9만4000㎡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당초 조합은 최고 28층 21개 동 1538가구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서울시와 동작구 인허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일대는 2종 일반주거지로 최고 층수를 25층으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조합은 “정비계획변경을 관철시키지 못한 건 시공계약 해지 사유”라며 롯데건설의 시공권을 박탈했다.

시공사 계약 해지를 정식으로 통보하면 다른 건설사들이 수주 홍보를 할 수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 이렇다 할 큰 수주전이 없는 데다 준강남으로 평가받는 곳이어서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성 등을 고려해 흑석9구역 참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브랜드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흑석9구역은 시공사 선정과 신임 조합장 선출, 기존 집행부가 제기한 조합장 해임 가처분 무효소송 등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전 조합장 해임 관련 소송이 아직 진행되고 있어 시공사 선정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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