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이용해 요가 수업, 세미나 등 유료 온라인 행사를 여는 사업자들에게 적어도 내년까지 중간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중소 사업자를 돕겠다는 취지다.
이 혜택은 페이스북의 자체 결제 시스템인 ‘페이스북 페이’가 도입된 20개국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다만 애플 운영체제인 iOS를 이용하는 사업자에게는 이 혜택을 제공하지 못하게 됐다고 페이스북은 강조했다. 애플이 페이스북 페이 도입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이 페이스북 페이 도입에 따른 수수료 수입 감소를 우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자신들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업자들로부터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있다. 예컨대 이용료 10달러짜리 온라인 요가 수업에서 3달러를 수수료로 챙겨가는 식이다. 페이스북 페이가 도입되면 애플은 수수료를 챙길 수 없지만, 사업자는 10달러를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다는 게 페이스북 주장이다.
페이스북 측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체를 위해 비용을 우리가 대신 처리할 수 있도록 애플에 다양한 방안을 제안했다”며 “수수료 30%를 감면해주거나 페이스북 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고 했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의 결제 수수료 정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이 행사를 하는 동안 수수료를 우회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는 방침이다. 피지 사이모 페이스북 앱 담당 임원은 “애플의 수익구조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소규모 업체들이 코로나19에서 회복하도록 돕는 것은 모든 테크 기업이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이 놀라울 정도로 직접적인 표현으로 애플을 겨냥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총쏘기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구글이 수수료 분쟁 문제로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며 미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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