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2주 이내에 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정부가 마지막까지 지원금 수령자들을 골탕 먹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한국경제신문이 신청자들을 취재한 결과 일선에서 지급 업무를 맡고 있는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이달 중 지급을 완료하지 못한다고 신청자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지원금 신청자는 “정부가 8월 말까지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전화 상담을 해 보니 ‘빨라야 8월 말이고 9월 초·중순은 돼야 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언제 지급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신청자는 “정부가 말하는 ‘지급 완료’는 (돈이 실제 들어오는 걸 뜻하는 게 아니라) ‘지급 결정’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냐”며 “하지만 아직까지 ‘지급 완료’라는 통보를 받고도 실제 돈이 들어오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프리랜서 등 특고 종사자와 영세 자영업자가 코로나19로 소득이 급감한 경우 이를 증빙하면 15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 6월 1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신청을 받은 결과 정부가 예상했던 114만 명보다 62만 명 많은 176만 명이 신청했다.
신청자 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신청 후 2주 이내에 지원금을 지급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정부는 2주 이내 지급에서 4주 이내 지급으로 일정 변경을 공지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고용부는 8월 말 지급 완료를 위해 지원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0일 40% 수준에 불과하던 처리율은 지난 7일 71.9%로 높아졌다. 신청 건수 176만 건 중 126만8566건이 처리됐다. 금액 기준으로는 1조2838억원이 지급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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