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5G 넘어 6G로…그룹 역량 집중

입력 2020-08-17 15:10   수정 2020-08-17 15:12


LG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해 미래 기술 투자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클 때 한계기업은 퇴출되고, 1등 기업에 성과가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난다”며 “품질 관리와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건 상태”라고 말했다.

LG전자는 5세대(5G) 이동통신을 넘어 이미 6세대(6G)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1월 KAIST와 LG-KAIST 6G 연구센터를 국내 최초로 설립하고 6G 이동통신 핵심 기술의 선행 연구개발(R&D)을 시작했다. 이어 이달 12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KAIST와 6G 연구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6G 원천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주파수 발굴 등을 함께 추진한다.

6G 통신 환경에서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5G의 50배인 초당 최대 1테라비트(1Tb)로 빨라진다. 원격진료, 드론택시 등 데이터 소비가 많은 서비스를 일상에서 구현할 수 있다. LG전자는 6G가 2029년께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람·사물·공간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AloE) 환경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 전환(DX)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LG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최근 DX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제품·서비스 및 생산 공정 등 경영 활동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서다. 올 들어 LG인화원에 ‘LG 인공지능(AI) 마스터 양성 과정’을 신설해 100명의 AI 전문가도 육성하고 있다. 작년엔 AI, 빅데이터 전문 인재 육성을 위해 LG인화원에 디지털테크대학을 설립했다.

LG그룹은 계열사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올해 50% 이상, 2023년까지 90% 이상 클라우드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 경영활동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생성하고 구축, 활용하기 위한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을 도입하고 있다. 계열사마다 제각기 데이터를 달리 저장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서다.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소프트웨어 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12개 계열사는 ‘업무 지원 로봇’을 도입했다. 실적 보고 등 단순반복 업무를 로봇에 맡기고, 임직원은 더 가치있는 일에 몰입하자는 취지다. 사내에 도입한 AI 챗봇이 임직원에게 회사의 공통 업무 및 각종 사내 제도에 대해 알려주고, 회의실도 예약해준다.

지난달에는 R&D 혁신을 위한 ‘이노베이션 카운실’을 신설했다. 여기에 아마존웹서비스(AWS), 페이팔, 시스코 등 글로벌 IT 기업이 정회원으로 들어왔다. 카운실 의장은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다. LG전자를 구심점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R&D 협업이 시작된 셈이다. 지난달 14일 이들의 첫 모임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이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각 산업의 변화 방향’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한 디지털 전환 성공 사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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