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바이오 회사가 혈액으로 알츠하이머병을 판별할 수 있는 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피플바이오가 개발한 ‘올리고머화 베타-아밀로이드(OAβ) 테스트’다. 알츠하이머 치매가 진행되면 뇌 속에 쌓이는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응집해 독성을 띤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강성민 피플바이오 사장(사진)은 “건강검진을 할 때처럼 혈액을 채취해 분석하면 3일 만에 알츠하이머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며 “초기에 증상을 구별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조기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법은 정상 범위인지 아닌지는 알 수 있지만 알츠하이머병이 얼마나 진전됐는지는 알 수 없다. 증세가 악화될수록 혈액 속 올리고머화 베타-아밀로이드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이 제품은 외형적으로 신경학적 병증이 나타나기 전 조기에 환자를 발견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치매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일찍 발견한 뒤 인지기능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피플바이오는 혈액 기반 퇴행성 뇌 질환 진단 전문 바이오 기업으로 2002년 설립됐다. 강 사장은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키트를 개발하기 위해 18년간 한우물을 팠다. 그 결과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고 올해부터 서울대 강남검진센터와 30곳의 필리핀 병원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강 사장은 “국내 병의원의 건강검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올해 제품 공급처를 확대해 내년부터 실질적으로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건강보험 적용도 추진한다. 국내 보건소 등에서 치매선별검사와 함께 1차 검사로 도입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건강검진 시 뇌 건강 기본검사에 포함되도록 주요 민간 건강검진센터와 협의 중이다.
다음달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피플바이오는 공모자금으로 국내 판매망 확대와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 유럽에서 인증을 받고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도 기술수출, 공동 파트너 계약을 추진한다.
강 사장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시작으로 파킨슨병,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에서 조기 진단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주당 희망 공모 가격은 2만5000~3만원이다. 오는 31일과 9월 1일 수요예측을 받아 공모가를 결정할 예정이다. 9월 3~4일 일반청약을 거쳐 9월 코스닥에 상장한다. 대표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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