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과거 신천지나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당시와 비교해 훨씬 더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월 대구 신천지 때나 5월 이태원 클럽 사태와 비교해 훨씬 더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보다 수도권 인구 밀도가 높고 이동량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또 연휴 기간 동안 집회가 있으면서 상당히 광범위한 유행이 크게 일어날 가능성을 다 갖췄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 나오는 확진자는 2주 전, 1주 전에 감염된 분들이 진단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 사이 꽤 많은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일어났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확진자 수가 갑자기 폭증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에서의 사례와 똑같은 상황이다. 이태원에서 시작됐던 유행이 7월 초쯤에 거의 다 정리된 상태에서 전체적인 사회활동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프로스포츠 경기에 관중들이 관람을 시작하고 여러 콘서트나 모임, 종교단체에서 본격적으로 예배를 하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전체 사회의 활동량이 늘어나 조용한 전파를 하던 코로나19가 '확 도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좀 더 전파력이 높은 바이러스 형태로 변이가 일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보다 마스크 착용률이 떨어지고 사람들의 이동이나 접촉 강도가 높아진 게 더 직접적인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2~3일 동안 확진자가 나오는 양상과 접촉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보고 거리두가 3단계 결정을 해야한다"고 진단했다.
엄중식 교수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런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과감하면 과감할수록 좋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면서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면 그 효과를 보는 데 3~4주가 걸린다. 상황 조절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빨리 단계를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확진자가 2배수로 늘어나는 상황이 두 번 연속 이어지면 거리두기 3단계로 올릴 수 있다고 보고, 그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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