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관계자는 17일 “코로나와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LCR 비율 규제 완화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발표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통해 은행 LCR 규제를 오는 9월 말까지 6개월간 완화했다. 외화 LCR은 80% 이상에서 70% 이상으로, 원화·외화를 합친 통합 LCR은 100% 이상에서 85% 이상으로 각각 풀어줬다.
LCR은 향후 30일간 예상되는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을 말한다.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거액이 빠져나가는 상황에 대비해 국채 등과 같이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하도록 한 것이다. LCR을 낮추면 은행들이 대출을 더 많이 내줄 여력이 생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은행권의 추가 금융 지원이 필요한 시점에서 금융당국이 규제를 정상화하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주요 은행은 정부 요청에 따라 ‘코로나 대출’을 대폭 늘리면서 LCR 수치가 하락하는 추세다. 신한은행의 LCR은 올 1분기 말 106.35%에서 2분기 말 99.15%로,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107.2%에서 97.8%로 떨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전 LCR 규제로 환원하면 은행들이 고유동성 자산 매입을 서두르게 돼 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은행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LCR 규제 완화의 연장 여부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결정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조치가 6개월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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