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에픽게임즈의 갈등은 애플이 에픽게임즈의 유명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쫓아내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에픽게임즈가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거둬가는 수수료를 회피하기 위해 게임 내에 우회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앱스토어 규정 위반이라는 이유에서다. 구글도 같은 이유로 플레이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삭제했다.
게임 이용자들이 애플과 구글의 시스템을 이용해 결제하면 이 중 30%가 애플과 구글에 수수료로 들어간다. 구글은 플레이스토어 밖에서도 안드로이드용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고, 플레이스토어를 통하지 않는 외부 결제도 허용한다. 하지만 애플은 모든 앱을 앱스토어에서만 받을 수 있다. 또 앱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를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하도록 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포트나이트를 퇴출시키자 에픽게임즈는 두 회사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에픽게임즈는 또 개발자 계정 삭제를 막아달라는 가처분도 17일(현지시간) 신청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개발자 계정 삭제 시한을 오는 28일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개발자 계정을 삭제하면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거나 기존 앱의 업데이트 버전을 내놓을 수 없게 된다. 에픽게임즈는 이미 삭제된 포트나이트 외에 '배틀브레이커'라는 게임도 앱스토어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업계에선 애플이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계정을 삭제하면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게임을 개발한 다른 게임업체들에도 상당한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게임업체들이 3차원(3D) 게임을 제작할 때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을 쓰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등 700여개 게임이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이 게임업체들이 게임을 아이폰용으로 개발할 때에도 언리얼 엔진을 써야 한다. 그런데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계정이 막히면 앱스토어에 언리얼 엔진을 올려놓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도 아이폰용으로 개발하거나 변환하는 게 어려워진다는 게 에픽게임즈의 설명이다.
애플 측은 지난주 에픽게임즈의 소송 제기에 대해 "애플이 직접 검증하지 않은 앱을 앱스토어에 올릴 수는 없다"며 "포트나이트가 다시 앱스토어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에픽게임즈와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애플의 '앱스토어 온리'와 '수수료 30%' 방침은 다른 업체들로부터도 공격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등도 최근 애플을 공개 비난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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