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18일(06: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CJ CGV가 적극적으로 자본 확충에 팔을 걷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끝마치자마자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섰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졌지만 발행회사가 임의로 만기를 늘릴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다음달 10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에 이 같은 발행 계획을 알리고 투자수요를 파악하며 본격적인 조달 준비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실적 부진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된 것을 감안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영구채를 조기상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2~3년 후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는 조건을 붙일 방침이다. 국내 기업들이 영구채를 발행할 때 가장 일반적인 콜옵션 행사시점은 발행한 지 5년 후부터다. CJ CGV의 영구채 희망금리가 연 4% 중반 수준임으로 고려하면 이자수익이 꽤 쏠쏠한 단기 회사채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자본을 쌓고 있다는 평가다. CJ CGV는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2209억원을 마련했다. 보유 중인 CJ베트남컴퍼니 지분 25%도 324억원에 전량 처분했다. 영구채까지 합하면 하반기 들어 조달한 자금만 35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CJ CGV는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험난한 경영환경에 놓여있다. 사람들이 감염위험이 높은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면서 영화 관객 수가 급격히 줄었다. 이 여파로 CJ CGV는 올 상반기 영업손실 2021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지속된 적자로 자본 규모가 줄어들며 지난해 말 652%였던 부채비율은 올 6월 말 1353%로 뛰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해 지난 5~6월 CJ CGV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추고 ‘부정적’ 전망을 붙여놨다.
IB업계에선 영화관업황이 당장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CJ CGV의 자본 확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CJ CGV가 3분기에도 3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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