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의 뒤늦은 후회…"3주 전 교회 소모임 허용 말았어야"

입력 2020-08-18 16:09   수정 2020-08-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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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교회발(發) 집단감염 확산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이 중대 기로에 섰다.

전문가들은 교회발 집단감염 촉발의 ‘티핑 포인트’로 지난달 24일을 지목했다. 정부가 교회 소모임 집합금지 명령을 해제한 날이다.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기가 대형 종교행사보다 더 어려운 소모임 허용이 ‘깜깜이 감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사진)도 이 점을 뒤늦게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박능후 장관은 지난 17일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앵커가 “방역 당국이 교회 소모임을 풀고 나서 교회발 감염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너무 빠르게 조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질문하자 “그 부분은 충분히 지적받을 수 있는 사항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교회 소모임 금지를 해제한 것이 대략 3주 정도 되는데, 소모임 금지를 해제하고 2주 지나서부터 교회발 집단감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그것(교회 소모임 금지)을 강화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판단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능후 장관은 “그때 (교회 소모임 금지를) 풀지 말고 계속 유지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소모임 금지를 해제해 달라는 교계의 요청이 아주 강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감염병 전문가인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한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코로나19의 급속 재확산 주요 원인으로 교회 소모임 집합금지 명령 해제를 꼽았다.

김우주 교수는 “교회는 예배도 하지만 식사도 하고 같이 노래도 부르는 등 고위험 환경임에도 6~7월 확진자가 줄었다고 다시 모임을 허용했다. 이번 재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달 24일 정부가 교회 소모임 금지를 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강양구 과학전문기자 역시 같은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교회발 확산이 사랑제일교회, 우리제일교회가 끝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7월24일 교회 소모임 금지 조치가 해제되고 나서 장마철 3주 동안 실내 소모임을 통한 교인 간 교류가 빈번했던 교회는 이 두 교회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 교회도 예배 때야 신경 썼겠지만 예배 전후의 소모임까지 신경을 쓰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렇다면 사랑제일교회, 우리제일교회가 아닌 다른 수도권 교회도 아직 방역 당국이 포착하지 못했을 뿐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 제일 걱정되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라고 했다.

교계에서도 지난달 24일 소모임 금지 조치 해제 이후 교회발 감염 확산을 자성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진보 성향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교회 내 소모임 금지가 해제된 7월24일 이후 교회에서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안일한 태도로 코로나19 이전의 행위들을 답습한 교회가 우리 사회를 심각한 위험으로 몰아넣었다. 깊은 사죄의 뜻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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