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상장사의 반기 보고서를 분석했다. 그 결과 100개사의 2분기말 기준 직원수는 79만5903명을 기록했다. 작년말(80만9608명) 대비 1.7% 감소한 수준이다. 반도체와 BBIG(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으로 대변되는 기업들의 신규 채용이 다른 업종의 감소분을 상쇄하면서 전체 고용인원이 1만3705명 줄어드는데 그쳤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진행되는 양극화의 대표적 상황”이라며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은 깜짝실적을 내고 있지만 여행, 서비스업, 제조업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직원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직원수는 10만6652명으로 작년말(10만5257명) 대비 1395명 증가했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도 365명을 신규로 채용해 2만8609명까지 인력을 늘렸다. 반도체는 비대면 경제의 대표적 수혜업종이다. 네이버(253명), 엔씨소프트(270명), 삼성바이오로직스(130명) 등의 인터넷과 바이오 기업들도 직원을 늘렸다. 이들 기업들도 올해 2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은 불황을 피해가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줄면서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으로 많은 고객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직원수를 작년말 8849명에서 올해 7215명으로 1634명 감축했다. 진행중인 수퍼부문 구조조정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쇼핑도 1070명을 감축했다.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점포 중 30%를 정리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이마트와 BGF리테일도 각 222명, 106명 줄였다. 다만 이마트는 줄어든 인원만큼 온라인 사업회사 직원을 늘렸다.
카지노업체 강원랜드도 직원을 5147명에서 3836명으로 줄였다. 전체 직원의 25%(1311명)로 감소율이 가장 높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로 올해 상반기에만 4개월 이상 휴장했다. 다만 감소 직원 대부분이 성수기에 고용하는 기간제 근로자다. 사업구조 재편을 하고 있는 두산중공업도 1102명을 감축했다. 이밖에 LG이노텍(776명), 현대차(515명), 대림산업(470명), LG디스플레이(434명)도 직원을 많이 감축한 회사로 꼽혔다. 조용준 센터장은 "중공업 등 전통산업은 아직도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고용확대 정책이 일부 기업에서 직원수를 비정상적으로 늘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도 직원을 대폭 늘린 곳들이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17년 2분기 1만6867명이었던 직원이 현재 1만7861명으로 약 1000명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7년 2분기 9791억원에서 올해 2분기 1677억원으로 83% 감소했다. 한국전력도 2017년 2분기 2만1610명에서 올해 2분기 2만2836명으로 1천명 이상 늘렸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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