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종로학원, 대성학원, 이투스교육, 메가스터디 등 유명 재수종합학원들은 이날 임시 휴원하고, 20일부터 원격수업 체제로 전환한다고 학생들에게 안내했다. 전날 정부가 300인 이상 대형학원들에 대해 이달 30일까지 운영을 중단하라는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서울·경기 지역의 대형학원(성인대상 학원 등 포함) 수는 서울이 402곳, 경기가 197곳이다. 이중 기숙학원은 37곳이다.
종로학원의 경우 기숙학원을 포함해 9개 지점이 이날 휴원하고 원격수업 준비에 들어갔다. 메가스터디는 재수종합학원·단과학원 등 15개 학원이 문을 닫았다. 청솔학원·강남하이퍼학원 등을 운영하는 이투스교육 역시 13개 학원을 임시 휴원했다.
급작스럽게 운영중단 조치가 내려지면서 학생과 학원 모두 당황해하고 있다. 이날 종로·대성학원 등은 임시 휴원을 했음에도 학원 내에 둔 참고서·문제집을 가져가려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강사들 역시 실시간 원격수업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교육을 받아야 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형 공무원학원, 경찰학원들도 운영이 중단되면서 취업준비생들 역시 한동안 원격수업을 들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재수종합학원에 다니는 학생 김 모씨는 “학원이 갑자기 휴원 공지를 해 부랴부랴 스터디카페를 찾았지만 오전부터 꽉 차 자리를 찾지 못했다”며 “당분간 실시간 원격수업을 한다는데 제대로 수업이 될 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지난 1학기 학원에 운영제한 조치가 내려질 때 강의 녹화영상을 제공했지만, 학원운영이 아예 중단돼 실시간 원격수업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기숙형 재수학원들은 학생들을 모두 귀가시켜야 할 처지에 놓였다. 통상적으로 도심지에서 멀리 벗어난 곳에 위치한 기숙학원 특성상 교통편이 나빠 학생들을 일시에 귀가시키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A 기숙학원 관계자는 “교육당국에서 귀가시키라는 지침이 늦게 나와 더욱 혼란을 빚었다”며 “일부 학부모들은 서울보다 기숙학원이 더 안전하다고 항의하고 있어 학원들도 난처한 상황”이라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감염병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경우 다음달 16일 치러질 ‘9월 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도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 질 수 있다고 보고있다. 9월 모의평가는 수능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하지만 학원 운영중단이 길어지면 재수생들이 시험을 치를 장소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방역당국이 30일 이후 어떠한 조치를 내릴지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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