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략폭격기 6대가 동시에 한반도 인근으로 출격했다. 대한해협 근방을 비행하며 일본 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했다. 한·미 연합훈련 중에 미국 폭격기 6대가 동시에 출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미·일 공조를 과시해 북한과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미국 태평양공군사령부에 따르면 B-1B 랜서 전략폭격기 4대와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2대 등 6대의 폭격기가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지난 18일 하루 동안 미국 본토와 괌에서 출격해 대한해협과 일본 인근 상공을 비행했다. B-1B 2대는 미 본토 텍사스주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다른 2대는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각각 출격했다. B-2는 최근 배치된 인도양의 디에고가르시아에서 출발해 일본 근해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1B 2대는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J 전투기와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기지에 있던 F-15C 전투기 4대와 F-35B 수직이착륙기, 로널드 레이건함의 F/A 18 슈퍼호넷 전투기도 참여했다. 미 공군 폭격기와 해군 항공모함 타격단, 해병대 항공기가 통합작전을 펼치면서 일본과 연합훈련을 한 셈이다. 미 공군은 “이번 임무는 언제, 어디서든 전 지구적으로 전투사령부 지휘관들에게 치명적이고, 준비된, 장거리 공격 옵션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달 21∼22일로 예정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의 부산 방문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주요 전력을 부산 근방까지 동시에 출격시켜 무력 시위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통보는 안 왔지만 미국 폭격기의 출격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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