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달아올랐던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가 주춤해지고 있다. 최근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데다 2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4월처럼 상장 일정을 조정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체외 진단기업 미코바이오메드는 19~20일로 예정됐던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다음달 3~4일로 연기했다. 일반 청약은 25~26일에서 다음달 10~11일로 미뤄졌다.
이 회사는 15분만에 코로나19 감염의심환자를 선별하는 진단기기를 개발해 올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 41억원, 영업적자 117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 매출 217억원, 영업이익 2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코로나19 수혜주임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조정한 것은 관련 업종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다. 씨젠, 랩지노믹스, 수젠텍 등 주요 진단 기업들의 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 뒤 급락했다가 코로나19의 2차 확산으로 반등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심사가 강화된 것도 이유다. 금융당국은 체외진단 업체들의 상장이 잇따르자 투자 위험과 관련된 정보를 추가 기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코바이오메드도 진단시약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추가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증권가는 최근 상장한 공모주의 저조한 수익률이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3일 상장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과 지난 18일 상장한 미투젠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상장하는 카카오게임즈가 분위기를 반전시킬지 주목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대박 공식이 깨지면서 과열됐던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며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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