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투약한 직후 한 여성을 강간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곧바로 다른 범행대상을 물색해 강제추행을 저지른 남성에게 징역 13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특수주거침입,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인천의 한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마약(필로폰)을 투약했다. 이후 그는 인천의 한 동네에서 현관문 비밀번호를 눌러 집으로 들어가는 B씨를 발견하고 흉기(과도)를 소지한 채 B씨를 밀고 집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A씨는 B씨를 강간하려 했으나 B씨가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20분 후 A씨는 재차 범행을 시도했다. 같은 수법으로 C씨의 집 안에 들어가 그를 강제추행했다.
A씨는 범행 당시 필로폰에 취해 있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A씨가 필로폰 투약 이후 편의점에 가서 과도를 스스로 구입한 점 등 범행의 경위, 내용, 방법 등을 고려할 때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과 대법원도 1심 판단이 옳다고 판단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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