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1일 전국 초·중·고교 교사 401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3.0%(매우 낮다 32.0% + 낮다 51.0%)는 대면수업에 비해 원격수업의 교육적 효과가 낮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비슷하다'라고 답한 비율은 14%, '높다' 또는 '매우높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3%에 불과했다.
원격수업을 하면서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문제점에 대해 교사의 61.8%(복수응답)는 '학습 격차 심화'라고 답했다. 또한 '학생 지도 및 이해도 파악의 어려움'(53.6%)이 뒤를 이었다.
교사들은 학습 격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가정환경의 차이'(72.3%)를 꼽았다. 초등교사들은 '가정환경의 차이'를 꼽은 비율이 83.2%로 나타났다.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일수록 원격수업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상위권 학생과 성적격차가 더 벌어지는 성적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학습동기의 차이'(50.6%)는 학습격차를 유발하는 2순위 원인으로 꼽혔다.
교사들은 학습 격차를 줄일 방안으로 '대면수업 확대'(48.5%)와 '학급당 학생 수 감축'(55.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면수업을 확대하기 위한 선제 조건으로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함께 교육과정 감축 운영, 학기, 학사일정의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방역이 가능한 학급당 인원 수로 '20명 이하'를 택한 교사가 97.2%였다.
2학기 학사운영 방안에 대해 교사 중 34.8%는 '등교인원 3분의 2 제한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33%는 '1학기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대면수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은 22.9%에 그쳤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학습격차가 발생하더라도 섣불리 등교수업을 확대하긴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전교조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봤을 때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조치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 격차와 출결 관리 등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학교당 학생 수 감축이 필요하다"며 "행정업무를 줄이고 교육과정 편성과 평가에 관한 학교의 자율성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